우리 동네 상점을 두루 다니며 친화상점을 찾는 '친화상점 발굴단'
함께하는 상점에서 누구나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판을 제작, 비치하는 'AAC제작단'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환영하는 친화상점에 직접 방문하여 살펴보는 '모니터링단'
각자의 역할은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오소단활동가'라는 이름으로
장애인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만나는 일이 자연스럽도록 환경을 만들어갑니다.
4월까지는 각자의 역할에 맞춰 따로 모였습니다.
이제부터는 한 달에 한 번
함께 모여 마을 안에서 우리가 활동하는 모습과 생각들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그 전에 우리가 꿈꾸는 마을과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마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맛집이 많은 마을이었으면 좋겠어요."
"서로 오지랖 넓게 인사하는 마을이요!"
"저희 조는 노을이랑 콩이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데, 강아지랑 자유롭게 산책하는 마을이 되면 좋겠어요."
"안전한 마을이면 좋겠어요! 그래서 경찰서도 그렸어요!"
"휠체어를 탄 분들이 버스타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어요!"
"조원들이 각자 생각한 마을을 한 곳에 그렸어요! 빵집, 밥집, 카페, 공방 갈 수 있는 곳이 많은 마을이요!"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어울려 이웃으로 살아가는 마을이면 좋겠어요!"
"복지관도 필요해서 그려봤어요!!"
각자 꿈꾸는 마을은 달랐지만,
그 안에서 모두 '행복'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오소단활동가라는 이름으로 '행복한 마을'을 꿈꾸기로 했습니다.
어린아이, 어르신, 외국인 주민, 장애인, 비장애인 누구나 구분 없이
자유롭게 일상을 누리는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가기 위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이름이 뭐예요? 좋아하는 것은 뭔가요?
함께 꿈꾸려면 먼저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재미있게 나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궁리하다가 '이름 빙고게임'이 떠올랐습니다.
담당자가 어린 시절 언젠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때 했던 게임입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이름을 묻고 빙고판을 채워야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오소단활동가와 함께 한다면 서로의 이름도 알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왕이면 AAC상징을 활용하면 더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해
AAC의사소통판으로 묻고 빙고판을 채우는 방법으로 준비했습니다.
처음에는 우물쭈물 망설이며 같은 조원들에게 묻고 칸을 채워갔지만
점차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조원들을 찾아갔습니다.
빙고판을 빨리 채우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뛰어 다니기도 하고
이름을 묻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재밌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모든 조원이 가장 먼저 빙고판을 채운 조는 자리에 앉아 손을 들기로 했습니다.
나 혼자 빙고판을 채운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빠른 조원은 조금 느린 조원과 함께 다니며 다른 조원을 만났습니다.
글씨를 쓰기 어려운 활동가는 만난 사람이 자신의 이름과 좋아하는 것을 적어주었습니다.
종이 한 장 들고 칸을 채우는 간단한 활동이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소통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행복한 마을 함께 만드는 오소단활동가입니다.
혼자서는 마을을 만들어 갈 수 없습니다.
'함께'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갑니다.
발굴단이 상점을 발굴하면, 제작단이 AAC의사소통판을 비치하고, 모니터링단이 상점을 살핍니다.
모니터링단과 제작단이 친화상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곳이 있다면
발굴단에게 발굴을 요청합니다.
발굴단과 모니터링단이 오소가게 이용하다가 의사소통판 수정이 필요하면 제작단에게 요청합니다.
하나의 이름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행복한 마을 함께 만드는 '오소단 활동가'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함께 만나 나누는 이야기들이 더욱 풍성해지길 소망합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하니 할 수 있다!' 생각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하며
또 그렇게 함께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주말에도 마음과 시간을 내어주신 모든 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소단활동, 간담회, 지역사회 의사소통판 보급 등에 사용하는 모든 보완대체의사소통(AAC) 상징은 한스피크 상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