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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복지팀] 마을 만나기 13화
21-12-01 15:41 2,814회 1건
더불어 세상을 여는 사람들, 안산시장애인복지관 마을 만나기 열세 번째 이야기보슬비가 내리는 수요일,  직원은 오늘도 민정 씨를 만나러 갑니다. “민정 씨, 추석은 잘 보내셨어요?” “네, 엄마가 왔다 갔어요.” “그랬군요. 맛있는 음식도 많이 드셨어요?” “네.” “머리도 짧게 자르셨네요? 이번엔 미용실 가셨어요?” “네, 미용실 가서…” 추석 동안 가족들도 만나고 미용실도 다녀오신 모양입니다. 덥수룩했던 머리가 짧은 스포츠머리로 바뀌셨습니다.  “민정 씨, 우리 9월에 만났던 이야기 적어왔어요. 같이 봐요.” “네.” “추석 전에 동그랑땡 사고, 송편도 샀던 것 기억나세요?” “네, 송편… 내가 뺏어 먹고… 안 되는데…?” “우리 같이 나눠 먹었어요. 민정 씨가 음료수 주셨잖아요. 맛있었지요?” “맛있었어요.” 작성한 일지를 살피고, 그날 찍은 사진을 보며 지난날을 떠올렸습니다.  “민정 씨, 날이 좀 흐리지만 밖에 나갔다 올까요?” “아니, 아니요? 내가 커피를 마셔서… 자꾸…” “민정 씨, 혹시 외출이 싫으세요? 어떤 이유가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내가 커피를 마셔서…” “혹시 코로나 때문에 밖에서 밥 먹고, 산책하는 것이 걱정되세요?” “네, 내가 커피를 마셔서 바이러스 옮아요. 안 돼요.” “그러셨군요. 그럼 밖에서 먹지 말고 집으로 사 와서 먹을까요?” “네, (식탁을 치며) 여기서… 된장국 해 먹을까?” “된장국 드시고 싶으세요? 나가서 사 올까요?” “집에 있어요. 두부도 있고, 감자고 있고...” “저는 된장국은 잘 못 끓여요. 민정 씨 끓일 줄 아세요?” “아니요.” 된장국은 직원이 자신 없는 요리라 잠시 고민했고, 그런 직원에게 민정 씨가 다시 물었습니다. “계란찜? 할 수 있어요?”“네! 저 계란찜은 할 수 있어요. 만들어 드릴까요?” “네.” 대답과 동시에 일어나 냉장고로 향하셨습니다. 직원이 할 수 있는 요리라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계란… 다섯 개 할까?” “그래요. 냄비는 어떤 걸 사용할까요?”  민정 씨가 준비해 주신 재료와 냄비로 계란찜을 만들었습니다. 완성된 계란찜은 적당히 그릇에 덜어 식탁으로 가져왔습니다. 어쩐지 긴장되는 마음으로 민정 씨에게 물었습니다. “민정 씨, 맛있으세요? 간은 괜찮아요?” “네, 맛있어요.” “다행이네요. 다음에 하는 방법 알려드릴게요.” “(장난스럽게 웃으며) 선생님이 하면 되잖아요.”한 그릇 뚝딱 비우신 민정 씨는 드시는 내내 맛있다며 웃으셨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직원의 마음도 뿌듯했습니다.   뒷정리를 끝내고 거실에 마주 앉았습니다. 만남 초기부터 틈틈이 작성했던 민정 씨의 한 페이지 설명서가 2회기를 남기고 마무리되었습니다.  “민정 씨, 드디어 설명서가 잘 마무리됐어요.” “네.” 민정 씨에게 내용을 천천히 읽어드리고,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설명을 듣던 민정 씨가 “맞는데?” 합니다. “맞아요? 제가 다음에 올 때 예쁘게 프린트해올게요.”  “(빙그레 웃으며)네.”“그럼 우리는 다음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만나요.” “왜요? 그냥 가지 마세요.”  “가지 말까요? 그런데 시간이 늦어져서 오늘은 이만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네…” “20일에 만나요. 늦지 않게 올게요.”  민정 씨를 오랜 시간 만나왔지만, 깊이 있게 민정 씨에 대해 궁리했던 적은 없었기에 올해 12번의 만남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아쉽게도 내년엔 직원이 육아휴직을 들어가게 되면서 당분간 함께 걷는 활동은 멈춰야 하지만 올해 함께 나눈 걸음을 기억하며, 계속해서 민정 씨와의 관계를 넓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민정 씨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이야기 더하기 민정 님의 한 페이지 설명서, 민정 님에 대해 사람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것: 항상 안부를 물어봐 주세요. 혼자서도 머리를 잘 잘라요. 작은 일에도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주세요. / 민정 님에게 중요한 것: 가족, 밥 같이 먹는 것, TV보는 것, 부드러운 음식 / 민정 님을 가장 잘 돕는 방법: 악수는 괜찮지만, 몸은 만지지 말아주세요,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말해주세요, 더러운 건 싫어요, 제 앞에서 핸드폰을 보지 마세요. 저에게 집중해 주세요, 저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좋아요. 무조건 주려 하지 마세요. / 좋은 연결을 위해 있어야 하는 것: 천천히 설명해 주는 사람, 의견을 끝까지 물어봐 주는 사람, 좋은 연결을 위해 없어야 하는 것: 화내는 사람, 일방적인 사람 ▲ 한 장의 나 설명서 OPD(One Page Description)란, 장애인 당사자를 긍정적으로 소개하는 한 장의 설명서로 당사자에게 중요한 것과 당사자를 잘 지원하는 방법, 당사자를 위해 중요한 것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의 선택을 중심으로 정리해 놓은 설명서입니다. 글/그림 조혜림, 당사자 최민정(가명)

13화, "가지마세요."


보슬비가 내리던 날, 직원이 자신 있는 음식을 민정 씨에게 직접 만들어 드렸습니다. 

민정 씨가 좋아하셨을까요? 



#지역과소통 #마을만나기 #더불어세상을여는사람들 #안산시장애인복지관 #지역복지팀 #사회사업 #소소한이야기 #13화



민정씨의 한페이지 설명서를 보니 그간 마을만나기를 통해서 하나 하나 저희가 알아갔던 민정씨에게 중요한 것과 최상의 지원 방법들이 새록 새록 생각났습니다.
민정씨를 만나는 많은 분들이 민정씨에 대해 알아주시고 함께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에 올해 많은 개인적인 일들 안에서 힘들었을텐데 좋은 기록으로 동료들과 지역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주신 조혜림 대리님의 애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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