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 밀알에서 기적으로] 김종인 교수 "발달장애인에게 문화·예술은 의사소통 도구"
“자폐성·지적 장애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에게 문화·예술은 언어 그 자체입니다.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수단이자 사회 적응을 돕는 재활도구인 셈이죠.”
40년 넘게 장애인 재활 분야를 연구해 온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62) 교수는 1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밤고개로 밀알복지재단 본부에서 만난 김 교수는 “장애인의 지능이 아무리 높아도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교육을 받거나 직업을 갖는 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발달장애인에게 생각을 표현하는 문화·예술 교육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발달장애인에게 예술 교육이 필요한 단적인 예로 장애 진단 및 상담 시 사용하는 ‘아트 세러피’를 들었다. 보통 언어 표현이 익숙지 못한 발달장애인에게 일정한 사물을 그리게 해 내면세계를 파악하는데 이때 미술이 활용된다는 것이다. 음악은 주로 발달장애인의 행동을 수정하는 데 사용된다. 이와 함께 정서 함양 및 사회성 발달에도 기여해 발달장애인의 취업과 독립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효과에도 국내 발달장애인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 및 교육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 관련 단체와 협회에서 지원이 있으나 대부분 단발성에 그쳐 문화·예술 분야를 평생 향유하거나 직업으로 삼는 장애인이 극히 적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발달장애인 문화·예술 교육사업은 이제 장애인 지원 분야의 새 패러다임이 돼야 한다”며 “이들에게 문화와 예술이 삶의 한 부분이 돼 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뿐 아니라 해당 분야 전문가도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음악과 미술을 활용해 발달장애인에게 성경을 전수하는 교회도 점차 느는 추세”라며 “장애인도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이들에게 감각과 인지로 주님을 전하는 일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민경 기자
사진=신현가 인턴기자